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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과 기질은 어떻게 다를까요? 성격은 상황이나 환경에 적응하면서 형성되지만 기질은 타고나는 것으로 봅니다.
자아개념이 자리 잡는 최소한 만3세까지는 긍정적인 인성과 성격형성을 위해 아이의 기질에 따라 부모가 적절하게 지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 이것은 우리 아이만 소중하다거나, 기죽이지 않기 위해 버릇없어도 허용한다는 의미와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특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발달하게 하는데 의미를 두는 것입니다.
기질은 까다로운 기질, 순한 기질, 느린 기질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영아기 동안 먹고 자는 시간이 규칙적이며, 새롭거나 낯선 상황, 낯선 사람과 새로운 음식에 적응을 잘 합니다. 또한 잘 웃고 즐거워하며 긍정적인 감정표현을 많이 보입니다. 이 유형의 아이가 여러 아이와 같이 있을 때는 부모나 주위의 관심을 덜 받을 수 있으므로 때때로 아이와 개별적인 시간을 마련하고 관심과 사랑을 표시하여야 합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영아기 동안 먹고 자는 시간이 불규칙하고, 새롭거나 낯선 상황, 낯선 사람과 새로운 음식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칭얼대거나 짜증을 내면서 부정적인 감정표현을 자주 하고, 좋고 싫음이 명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좌절감을 느끼고 쉽게 위축되는 성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럽게 지도해야 합니다.
늦은 기질의 아이의 경우는 긍정적인 감정표현이 많고, 새로운 상황이나 사람에 대한 적응속도는 더디지만 적응하면 잘 어울립니다. 따라서 아이 개개인의 성장 속도에 맞추어 지도하고 독촉하지 말아야 합니다.
(출처 : 동남보건대학교 아동보육복지과 교수 김혜금. 육아상담 및 보육정보 모음집)
까다로운 기질은 흔히 짜증이 많거나 뭔가 맞춰주기 어려운 기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활동성이 높은 기질’, 적응성이나 접근성향이 낮은 ‘소심한 기질’,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까칠한 기질’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대개 양육자는 까다로운 기질을 지닌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여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하여 아이의 의도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아이의 욕구를 맞추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의사를 부모가 존중해주고 있으며 욕구가 충족되었다고 느낄 때 만족하게 되고 까다로운 기질은 서서히 순화될 수 있습니다.
활동성이 높은 아이들은 부모보다 에너지가 넘쳐 도무지 지치는 기색이도 없이 뛰어다니거나 주변을 탐색합니다. 이를 바라보는 부모들은 혹시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보다 조용하고 정적인 반면 아이는 부모의 기준보다 활동적이라면 지극히 정상인 아이인데도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정말로 아이의 문제 수준이 심각하다고 생각되면 당연히 심리발달검사를 받아보아야겠지만 정상범주 안의 아이라면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보통의 부모들은 아이의 활동성을 억제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활동적인 아이를 야단치거나 훈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활동성이 높게 타고난 아이들은 발산이 필요하며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성격형성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활동적이라면 이를 억누르기보다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산하게 둘 수는 없으므로 아이가 마음껏 활동하고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따로 정해주도록 합니다. 활동성이 높은 기질의 아이들은 일단 어느 정도 발산이 되어야 그 다음 단계, 즉 진정하고 말을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아이가 극성맞다고 걱정하기보다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집안에서 아이가 지나치게 활동적이어서 문제라면 집안의 환경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례로 장난감이 너무 많으면 산만해지기 쉬우므로 장난감 정리부터 시작합니다. 잘 가지고 노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 정리하여 아이에게 자극적이고 산만한인 환경을 정돈해주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장소를 따로 정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소심한 아이는 적응성이나 접근성향이 낮으므로 주변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쉽게 친해지지 못하고 숨는다거나 낯선 환경과 마주쳤을 때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는 이런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기보다 답답하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소심한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이유와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이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른들도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인사하기 어렵고 새로운 곳에 내 집처럼 편안하게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처럼 소심한 아이는 낯선 환경이나 낯선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므로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충분한 지지와 응원을 하여야 합니다.
적응성이나 접근성향이 낮은 아이들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주변과 친밀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는 데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아이들에게 무조건 용기를 내어 처음 보는 친구에게 씩씩하게 인사하고 친하게 지내라 강요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랜만에 보는 먼 친척에게 낯가리지 않고 다가가도록 밀어대면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자신의 행동에 실망하는 부모를 보며 움츠러들고 자아개념에 부정적인 영향을 입을 수 있습니다. 부모는 소심한 아이의 기질을 일단 인정해주어야 하며 시간을 두고 조금씩 적극적으로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공감해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경계선을 깨뜨리고 나아가는 게 얼마나 큰 용기와 힘이 필요할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용기와 힘은 부모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부정적 감정을 자주 표현하는 아이는 예민한 아이일 확률이 높습니다. 예민하기 때문에 감정의 변화를 자주 경험할 수 있고, 어떤 상황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부정적인 감정을 더 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이런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지 않고 야단만 치거나 부정적으로 대한다면 아이는 더욱 짜증이 많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예민하고 부정적 감정을 잘 표현하는 유형이라면 부모는 더욱 인내심을 갖고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까칠한 아이는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 표출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아이가 예민하거나 짜증과 신경질이 많다고 해서 훈육으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됩니다. 부정적인 감정도 감정이므로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우리 00가 화가 났나보구나.”, “우리 00가 속상한가보다.” 등 따뜻한 말투로 일단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면 아이의 부정적인 정서 표출은 한풀 꺾이게 됩니다. 먼저 다독여주고 칭찬과 격려를 해주면 아이는 부정적인 감정을 먼저 표현하여 해결하는 것 말고도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순한 기질은 말 그대로 ‘말 잘 듣는 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들은 까다로운 기질보다 부모의 요구에 비교적 잘 따라오기 때문에 훨씬 양육하기 쉽습니다. 잠도 잘 자고 밥도 주는 대로 잘 먹으며 무엇보다 부모에게 떼를 쓰는 횟수가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순한 기질의 아이들은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보다 부모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강하게 요구하지 않고 순응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순한 기질의 자녀의 요구를 간과하기 쉽습니다. 순한 기질도 까다로운 기질 못지않게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표현하기보다 부모가 양육하는 대로 따르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칫 자녀에게 일방적인 양육을 하기 쉽습니다. 일방적인 양육이란 아이와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의 의사와 욕구를 반영하여 양육하기보다는 부모가 생각하는 대로만 아이를 돌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는 지금 놀고 싶은데 잠을 자라고 하거나, 사실은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데 딱히 부모를 찾지 않고 혼자 잘 논다고 해서 마냥 그대로 내버려두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점점 마음속에 불만이 쌓이거나 자존감이 낮아지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먼저 표현하기보다 순응하기 때문에 먼저 관심을 가져주고 물어봐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이나 요구를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세심하게 바라볼 때 아이는 자신의 원하는 바를 점점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느린 기질의 아이는 상황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고 낯선 사람이나 사물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언뜻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활동량이 적고 반응의 강도가 약하다는 점에서 까다로운 기질과 차이를 보입니다. 즉, 까다로워 보이지만 그다지 활동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부정적이지도 않습니다. 느린 기질의 아이는 어떤 낯선 환경에 접했을 때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속도가 느린 반면, 까다로운 기질에 비해 부정적 반응은 적습니다.
반응이 느린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몰라서 부모는 답답해하고 혼란스럽게 느끼기 쉽습니다. 또한 느린 기질의 아이는 낯선 사람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강하게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금방 친밀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느린 기질의 아이들은 주변 환경이나 타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반응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것입니다.
무엇보다 부모는 우리 아이가 빨리 적응하지 못한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주면서 느린 기질의 자녀에게 맞추어 천천히 단계를 밟아나가는 태도가 요구됩니다.
느린 기질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답답한 나머지 아이를 다그치기 쉽습니다. 빨리 어린이집에 적응하지 못해 속이 타고 빨리 또래친구와 친해지지 못해 걱정을 하기도 하며 부모의 기준대로 얼른 무언가 해내지 못하면 답답하여 화를 표출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 마음은 급한데 아이는 그만큼 따라와 주지를 못하니 어딘가 모자라 보이고 문제로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가 느린 기질이라면 부모부터 여유를 갖고 아이와 속도를 맞추어야 합니다.
‘빨리빨리’를 외치기보다 아이가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성취감을 느끼도록 도와주고 시간이 걸려도 부모가 기다려주면 아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항상 빨리 하라고 다그치는 부모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아이는 성취감을 느껴볼 기회를 갖지 못합니다. 부모는 느린 기질의 아이가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은 만큼 천천히 이끌어주고 잘 한 일에는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여성가족부, 박지현(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