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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임신

ㆍ원고제공 : 판암사회복지관 정효선
양육 어떻게
아이는 절대 엄마 혼자 키울 수 없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는 엄마에게 모든 부담과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엄마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구나 장애가 있는 엄마들은 어떠랴. 어떻게 하면 장애엄마들의 고통과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알아보자.

아빠와 함께하기

먼저 아기를 키울 때 아빠와 함께하기는 기본이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요즘 젊은 아빠들은 많이 달라졌다고들 하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한다. 그러니 아기 아빠니까 엄마인 자신처럼 당연히, 저절로 육아에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엄마들도 엄마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육아에 익숙해 있는 사람은 없다. 아기하고 시간을 많이 보낼 수밖에 없으니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게 되는 것일 뿐. 막상 육아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있는 아빠라도 대부분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겉돌곤 한다. 그러므로 번거로워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좋다. 사실 장애여성으로서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않아 누군가에게 무엇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남편이 알아서 해주려니 기대했다가 배신감만 커질 수 있다. 기대가 어긋나다 보면 무언가를 요구하기보다 자꾸 화를 내고 남편을 비난하게 되어 문제가 커진다. 장애 유무, 경중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의 체력은 엄마보다 훨씬 좋은 편이다. 그러므로 아빠가 거들면 엄마의 힘이 덜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기 목욕과 기저귀 갈기, 집안청소, 세탁기 돌리고 빨래 널기, 장보기 등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은 아빠에게 서서히 맡기는 것이 좋다. 아기가 태어나면 구체적으로 얼마나 힘이 들지 잘 가늠이 되지 않지만 출산을 앞두고 육아 과정에서 부부가 서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해보고 미리 정해두었다가 실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닥쳐 보면 생각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하나씩 재조정해나가도 좋을 것이다.

인적자원 활용하기

다음으로 엄마 혼자 아이 키우는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보통 친정이나 시댁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장애여성의 경우는 그 또한 쉽지 않다. 친정 부모의 경우 성장과정 내내 장애가 있는 딸을 돌보아왔는데, 손자까지 떠안는 걸 굉장한 부담으로 느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장애여성 본인 역시 과도한 정신적 부담을 안게 되기 쉽다. 시댁의 경우는 더더욱 도움을 받기 어려운데, 장애가 있는 며느리의 육아 능력(?)에 대한 의심 때문에 엄마로서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과도하게 개입하려는 경향이 있는 탓이다. 그로 인해 장애여성 본인에게 도움되는 측면보다 상처만 더욱 가중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따라서 가족보다 이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지체장애여성의 경우 아이가 갓난아기 때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하거나 병원에 갈 때 아이를 안거나 업을 수 없어 이웃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위급한 순간에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할 수 있도록 평소 관계를 돈독히 해두면 좋다. 다음으로 사회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다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지원체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아마도 육아로 인해 장애여성이 겪는 고통의 70~80%는 사회적 지원이 없는 탓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행히 장애여성 관련해서는 유일한 제도라 할 수 있는 임신, 출산, 육아도우미제도가 있다. 2000년도부터 서울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된 도우미제도를 활용하려면 거주지에서 가까운 복지관에 문의하면 된다. 복지관을 통해 임신, 출산, 육아도우미를 지원받으면 아기 목욕이나 청소, 세탁 등을 해결하는 데 꽤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일주일에 두세 번, 그것도 3시간 정도로 한정되어 있어 괜찮은 도우미를 만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별 도움은 안되고 신경 쓸 일만 늘어날 수도 있다. 특히 복지관에서 시의 지원을 받아 도우미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는 탓에 도우미가 서비스를 받는 수요자의 욕구는 무시하고 복지관의 눈치만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폐단도 만만치 않다. 도우미제도를 이용할 때는 첫째, 도우미제도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좋다. 제도의 틀 내에서 도우미와의 관계를 만들어나가야 마찰이 없다. 수요자의 욕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시작된 제도이므로 도우미와 복지관에 대한 불만이 생기겠지만 제도를 바꾸어나가는 쪽으로 건강하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도우미를 직업인으로 인정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권리의 문제와 인간관계의 문제는 차원이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내게 권리가 있으면 도우미에게도 권리가 있다. 셋째, 의사표현을 정확히 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것도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관계 쌓기는 매우 어렵다.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얘기해서 확실하게 받아내지 않으면 불만만 쌓이고 별 도움이 안된다. 그리고 어려운 점이 생기면 쌓아두지 말고 그때그때 해결하자. 단, 즉각적인 감정풀이는 서로에게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활동보조인제도가 서서히 정착되어가고 있어 활동보조인을 활용해도 육아 부담이 한결 덜어질 수 있다. 그러나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아이의 활동보조까지 해결하는 데는 제한이 있으므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활동보조서비스는 장애가 있는 엄마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므로 임신, 출산, 육아도우미제도가 더욱 정교화되어 엄마의 장애특성별, 아이의 연령별로 요구에 부응하는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겠다.

기구 활용하기

육아는 체력싸움이다. 특히 영아기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장애여성의 경우 체력은 물론이고 몸의 조건이 남다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고 육아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최대한 기구 또는 도구를 활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기서는 지체장애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기구들을 소개해보겠다. 이런 것들을 일일이 구입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아는 사람들에게 수소문해서 얻어서 쓰는 방법도 있다. 주변에 얻어서 쓸 사람이 마땅치 않을 경우 장애엄마들끼리 자조모임을 만들어 그 안에서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쓰던 것을 물려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1수유베개

모유 먹여본 엄마들은 알 것이다. 얼마나 어깨와 허리가 아프고 땀나고 기운이 빠지는지…. 허리에 무리가 가는 엄마에게 수유베개가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허리를 전부 감싸는 수유베개가 안정감이 있어 좋다.

2공갈 젖꼭지

아기가 보챌 때 아기를 안아 어를 수 없는 경우 도움이 된다. 치아가 뻐드렁니가 될까 봐 두려워들 하지만 영구치가 나는 6세 이전까지 끊을 수만 있다면 사용해도 괜찮다고 한다.1) 아기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유아발달 전문가들은 오히려 사용을 권하고 있다. 단, 아기가 배고플 때는 물리지 않는 것이 좋고, 물고 자는 습관도 좋지 않다고 하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3카시트

아기의 안전을 위해서 필수임은 물론 엄마를 팔저림, 어깨결림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수 있다. 차 안에서 중심을 잡기 힘든 몸의 조건인 장애여성이라면 아기를 안지 않고도 자동차를 이용해 외출을 시도할 수 있다. 걸음마 연습기 보행이 불편해서 아기 손을 잡고 걸음마 연습을 시킬 수 없는 부부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물건이다. 잡고 걸을 때마다 인형이 일어나거나 소리가 나게 제작되어 장난감 기능도 있다.

4식탁의자

아기가 밥상에 참여(?)를 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인간답게 밥을 먹기가 힘들어진다. 이때부터 식탁의자가 필요해지는데, 유치원 갈 때까지 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아기용 식탁의자가 있으면 아기가 한곳에 앉아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5전동휠체어

지체장애, 뇌성마비장애 엄마에게 전동휠체어는 필수이다. 열이 펄펄 끓어 탈진해 있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때 아이를 안거나 업지 못하는 엄마로서는 전동휠체어가 참 고마운 존재이다. 또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무게를 걱정하지 않고 생필품을 사다 나를 수 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도 전동휠체어는 역시 긴요하다. 목발 사용자라도 전동휠체어를 타면 우산을 받치고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줄 수 있으며, 눈길에 미끄러지는 위험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