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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유산

ㆍ감수 : 건양대학교 산부인과 교수 이성기
반복유산의 원인
자연유산의 원인이 다양하듯이 반복유산의 원인도 무척 다양합니다. 이들 원인을 대별하면 유전적 요인, 해부학적 요인, 내분비적 요인, 감염적 요인, 혈전 형성 요인, 면역적 요인, 기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확실한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유전적 요인과 혈전형성 요인, 두 가지 뿐입니다. 즉 나머지 요인들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기도 하다는 뜻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가 전체의 50%에 이른다고는 주장도 있으나 이들의 대부분이 면역이상에 의한 유산 (면역학적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래의 도표는 반복유산의 원인과 그 빈도를 정리한 것으로 가장 흔한 원인이 면역학적 요인입니다. 지금부터 좀 더 자세히 원인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복유산의 원인의 원인,빈도을 나타내는 표입니다.
원인 빈도 원인 빈도
유전적 요인 3.5-5% 감염적 요인 0.5-5%
해부학적 요인 12-16% 혈전 형성 미상
내분비적 요인 17-20% 면역적 요인 20-50%
기타 10%

출처: Berek and Novak's Gynecology, 제14판

유전적 요인

부부 중 어느 한쪽 또는 양쪽에서 유전자나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경우 반복유산의 원인이 됩니다.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거나 혹은 염색체의 수가 많거나 적은 문제가 있는 경우, 또는 염색체의 일부가 구조적 이상 등이 문제가 되는 데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염색체 이상

부모의 염색체에 균형전위 (balanced translocation)가 존재하는 것이 가장 흔한 유형으로 수정된 배아에 염색체 이상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상호전위 로버트슨전위
좌측의 상호전좌는 서로 다른 두 염색체 간에 염색체의 일부가 상호 교환이 된 경우입니다. 이 경우 난자 또는 정자의 염색체 유형은 정상:균형전위:비정상=1:1:4의 비율로 발생합니다. 비정상 염색체를 가진 생식세포는 유산의 원인이 됩니다. 우측의 로버트슨 전위는 일부 염색체의 장완 (long arm) 이 다른 염색체의 장완과 합쳐져 두 개의 염색체가 하나의 염색체로 변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도 생식세포의 염색체는 정상:균형전위:비정상=1:1:4의 비율로 발생합니다.

그 외 역전 (inversion), 삽입 (insertion), 섞임증 (mosaicism) 과 같은 이상이 반복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염색체이상이 부부에게서 발견되면 비록 정상적인 배아를 임신할 확률이 정상인에 비해 낮기는 하여도 꽤 높은 성공적인 임신성적 (어떤 연구자의 보고에 따르면 앞서 말한 염색체 이상이 있는 부부에서 약 40-50%가 건강한 아기를 얻게 됩니다.)을 보이므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2단일유전자 결합

예를 들어 낭성섬유증 (cystic fibrosis)

3복합요인

해부학적 요인

자궁의 구조에 이상이 있는 경우, 불임, 유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복유산이 아래와 같은 선천적 질환과 후천적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선천성 이상 중에는 자궁중격 (자궁 중앙에 벽이 있는 것)이 가장 흔합니다 (그림 4). 그 외 잦은 자궁소파술 또는 감염 등으로 자궁내막이 손상되거나 유착이 발생하면 이 또한 문제가 됩니다. 자궁근종과 반복유산과의 관련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습니다.

1선천적

다이에틸스틸베스테롤(diethylstilbesterol)에 태아 때노출, 자궁기형-자궁중격, 단각자궁, 쌍각자궁,중복자궁 등, 선천적 자궁경관무력증
중복자궁 쌍각자궁 자궁중격,단각자궁

출처: Berek and Novak's Gynecology, 제14판

2후천적

자궁내유착,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경부수술 등의 후유증으로 발생한 자궁경관무력증

내분비적 요인

배아의 착상을 돕고 임신의 유지에 중요한 황체호르몬이 결핍되면 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흔히 많이 사용하는 자궁내막조직을 통한 황체호르몬에 대한 검사의 결과와 임상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자주 관찰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반복유산의 진단에 있어 황체기결함 검사에 대한 정확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외에 희발 또는 무월경과 남성호르몬의 증가를 보이는 질환인 다낭성난소증이 있는 여성에게서 반복유산이 자주 발생한다는 주장이 있어 최근에는 이들 환자는 임신 중에도 치료약물을 권하는 의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고 있는 당뇨나 갑상성질환, 고프로락틴혈증도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 황체기결함
  • 다낭성난소증
  • 황체화호르몬 (luteinizing hormone)과다
  • 당뇨
  • 갑상선질환
  • 고프로락틴혈증

감염적 요인

자궁 내로 미생물감염이 있으면 유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유산을 일으킬 정도로 지속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흔치 않습니다. 기존에는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즈마, 유레아리티쿰 등이 반복유산의 원인균일 것으로 추정하여 여러 연구가 있었으나 그 의의에 대해 엇갈리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세균성질증이 있으면 임신 중기에 조산이 생긴다고 합니다.

혈전 형성

최근의 연구 성과로 혈액의 흐름이 반복유산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여 그 원인까지 알게 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 셈입니다. 우리 몸에는 혈액 응고를 돕는 유전자와 물질이 있고 이와는 반대로 혈액 응고를 방지하거나 혈전을 녹여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 (항응고인자)이 있습니다. 만일 응고물질이 너무 많아지거나 항응고인자가 부족하면 혈관 내에 작은 응어리가 생기고 이는 점점 커지면서 결국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처럼 선천적이던 후천적이던 혈액응고의 성분에 변화가 있어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을 ‘혈전성향증’이라고 합니다. 혈전성향증은 태아에게 혈액 공급을 부족하게 하여 염증반응이 오거나 태아가 살 수 없도록 나쁜 환경을 만듭니다. 아래에 적어 놓은 것들이 혈전 형성을 유발하는 원인들입니다.
엽산이나 비타민B6, B12 등의 결핍도 호모시스틴이라는 물질이 혈액 내에 증가하게 만들어 혈전이 쉽게 생기도록 합니다. 그 외에 유전자의 이상이 혈전 혈성을 촉발하기도 합니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antiphospholipid antibody syndrome)이란 자가면역질환도 혈전 형성을 유발합니다. 이 모든 혈전성향증은 반복유산뿐만이 아니고 사산, 태아성장지연, 심부정맥혈전증, 폐혈전색전증, 여러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표2).
혈전 형성의 혈전성향증원인부위, 반복유산, 사산, 태아성장지연, 태반경색/태반조기박리, 심한임신성고혈압을 나타내는 표입니다.
혈전성향증원인부위 반복유산 사산 태아성장지연 태반경색/태반조기박리 심한임신성고혈압
제5혈액응고인자 1~3배
프로트롬빈 1~2배 ? 4~5배 7~9배 2~3배
안티트롬빈 ? 1~5배 ? 3~4배 3~4배
C단백 ? 1~3배 ? ? 6~7배
S단백 1~3배 3~16배 7~8배 1~2배 7~10배
고호모시스틴혈증 1~4배 0.8~5배 20~50% 1~4배 2~3배

출처 : Williams Obstetrics. 제 22판(표 안에 (?) 부분은 위험도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을 의미)

1비타민 결핍

자궁내유착,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경부수술 등의 후유증으로 발생한 자궁경관무력증

2단일유전자의 결함 또는 돌연변이

제5혈액응고인자 돌연변이 (Factor V Leiden), 메틸렌4수소화엽산환원효소 (Methylene ahydrofolate reductase (MTHFR)) 돌연변이, 프로트롬빈 (prothrombin) 돌연변이, C단백 (protein C), S단백 (protein S), 항트롬빈 (antithrombin) 등

3자가항체 관련 혈전형성

항인지질항체증후군

혈전형성

면역적 이상은 크게 자가면역이상과 동종면역이상으로 대별됩니다. 자가면역이상은 자신의 세포에 대해 면역기구가 반응을 하여 세포의 기능을 올리거나 저해하거나 또는 직간접으로 세포를 손상시킵니다. 반복유산과 관련이 있는 자가면역질환으로는 항인지질항체증후군과 전신성홍반성낭창 (흔히 루푸스라고 불림)이 대표적입니다. 항인지질항체는 세포막의 인지질성분에 결합하여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항을 만들고 또한 항응고인자들과도 반응하여 혈전방지기능을 약화시킵니다. 전신성홍반성낭창의 경우 여러 종류의 자가항체가 생기는데, 불임, 반복유산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발표되고 있습니다. 한편 같은 자가항체의 일종이지만 항갑상선항체가 유산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면역이상의 또 다른 한 부류인 동종면역은 태아와 모체 간에 유전자가 반만 일치한다는 점에서 대두된 가설입니다. 평소 같으면 태아의 세포는 모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태아세포를 제거하게 되는데 임신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모체의 면역이 태아세포에 대한 공격을 피하는 ‘면역관용’이라는 기전이 생깁니다. 만일 이 관용기전에 문제가 발생하면 모체의 공격적인 면역기능이 활성화되어 태아의 세포를 손상 또는 파괴하는 일이 생긴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일련의 현상의 증거로 염증을 유발하는 싸이토카인 (인터페론-감마, 종양괴사인자-알파, 인터루킨-6 등, 이들을 Th1 싸이토카인이라고 부른다.)이 증가하고 한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싸이토카인이란 몸 속의 여러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면역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하게나 억제하여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물질입니다. 또 다른 면역이상 현상으로 자연살세포 (natural killer cell) 의 활성도 또는 자연살세포의 수가 혈액이나 자궁 내에서 증가하는 경우입니다. 자연살세포는 세균이나 암세포를 죽이는 몸에 이로운 세포이지만 때로는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궁 내에 자연살세포의 지나친 증가는 태반 세포를 위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싸이토카인의 이상이나 자연살세포의 변화가 반복유산을 경험한 여성에게서 임신 전부터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고, 임신 중에도 계속 높으면 유산의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기타

위에서 언급한 것들 이외에도 여러 요인들이 반복유산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아직 확실히 증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예들로는 작업 환경, 스트레스, 독물, 마약, 술, 담배, 카페인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