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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출처: 보건복지부 발간 [40주의 우주]
- 장애인 부부를 위한 임신출산 매뉴얼
아이들은 부모의 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일반적으로 부모의 장애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과 반응은 성장 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러한 변화를 영아기(돌 이전), 초기 아동기(만 1~5세), 취학 적령기(만 5~12세), 10대 청소년기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영아기(돌 이전)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 양육자와 정서적으로 강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 시기의 아기는 장애를 전혀 인지할 수 없습니다.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다만 당신이 언제 어디서나 자기 옆에 있어줄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보통 이 시기에 주 양육자의 체력은 한계에 달하며, 아기가 보내는 여러 반응이 배가 고픈 것인지. 기저귀가 젖은 것인지, 그저 졸린 것인지 정확하게 알아채기조차 어렵습니다. 그러나 낙담하지 마세요. 엄마와 아빠가 조금 느리게 반응한다고 해서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젖병을 데우거나 아기를 옮기는 데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더라도 아기는 상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 청각장애인 엄마는 이렇게 전합니다.
“아기를 낳고 처음에는 아기가 우는지 안 우는지 보는라 밤새 뜬눈으로 쳐다보고 있었어요···(중략)···
나중에는 아기가 우는 대신 잠자는 저를 쿡쿡 찌르더라고요.”
이처럼 아기들은 장애를 가진 부모에게 미묘한 방법으로 적응하게 됩니다.

2초기 아동기(만 1~5세)

돌 즈음 서로에게 익숙해진 부모와 아이는 아이가 기어 올라가고 걷기 시작하면서 안전과 통제라는 새로운 도전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의 위험한 행동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변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주머니 속에 여분의 장난감을 넣어두었다가 관심 돌리기
  • 아이를 들어 올릴 수 없다면 방 하나를 안전문 등으로 안전하게 꾸미기
  • 아이가 떼를 쓸 때에는 엄마가 잠시 그 공간에서 나오기
  • 아이에게 안전띠를 달아 위험한 곳에서 끌어당길 수 있게 하기
  • 부모나 선생님의 언어적 명령에 반응하도록 가르치기

만 1~5세 아이들이 부모의 장애를 인식하는 방식은 얼굴 모양이나 키와 같이 개인의 평범한 신체 특징을 인식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만일 이 시기에 아이의 친구가 너희 엄마나 아빠에게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아이는 “아무 문제 없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엄마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아이가 계단에서 넘어졌는데, 혼자 일어서서 제게 걸어오더니 제 무릎까지 기어 올라온 후에야 울기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다른 아이들도 다 그런 줄 알았지 뭐예요”
이 사례는 장애인 부모를 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독립심이 더욱 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계속해서 부모의 장애에 미묘하게 적응해 갑니다.

3취한 적령기(만 5~12세)

유치원 무렵의 아이들은 장애가 있는 부모와 그렇지 않은 어른들을 비교하며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때때로 친구들의 호기심과 놀림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럴 때에는 “그게 뭐?(so What?)”라고 대꾸하면 된다고 가르쳐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때 부모가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 아이들이 장애 인식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에 프로그램을 소개하거나 직접 아이 교실에 방문해 자신의 장애에 대해 가르쳐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숙제를 내주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부모가 새로운 고비를 맞게 됩니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아야 하겠지만, 때로는 숙제 때문에 아이와 전쟁을 벌이느니 숙제를 도와줄 학원이나 방문 선생님을 찾아보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410대 청소년기

10대의 반항은 ‘독립’,‘정체성 찾기’라는 발달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체로 10대 아이들은 자신과 부모의 차이점을 찾아내고 부모의 약점을 지적하며 자신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부모를 탓하며 화를 냅니다.
한 장애인 엄마는 10대 딸이 “엄마의 휠체어가 내 인생을 망치고 있어!”라고 투정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가 나중에 다른 건강한 친구가 “내 딸이 내가 뚱뚱해서 자기 인생을 망치고 있대”라고 하소연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처럼 이 시기 아이들은 후에 충동과 책임감을 조화시키고 균형 잡힌 독립심을 갖추기 위한 미숙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이사, 이혼, 건강 악화 등과 같이 인생에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현재 부모의 장애가 악화되는 중 이라면 아이는 더욱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실 10대 아이들을 종잡을 수 없는 이유는 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아직은 부모에게 조금 더 기대고 싶은 마음과 되도록 빨리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상반된 바람이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 역시 혼란스럽고 때로는 도저히 자녀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는 힘들어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시기는 빠르거나 느린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언젠가는 나름의 과업을 수행하고 지나간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장애인 부부의 관계는 어떻게 바뀌나요?
한 생명의 탄생은 여느 부부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부부의 관계에도 커다란 변화를 초래합니다. 어떤 부부는 더욱 친밀해지기도 하지만, 어떤 부부는 기존의 갈등이 확대되거나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는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곤하고 예민해지기 때문이지요.
가장 자주 언급되는 갈등의 소재는 가정 재정이나 성관계입니다. 이러한 긴장은 때때로 불만족스러웠던 부부 관계를 재조정하거나 종료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므로, 이 시기야말로 자신이 느끼는 문제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한 장애인 여성은 그 시기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 우리는 여러 번 크게 싸웠지만, 그러면서 열린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어요.”

부부는 어떤 형태로든 ‘한 팀이 되어 일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부부 모두 새로운 성장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만일 부부 중 어느 한 사람이 이미 나머지 한 사람의 일상생활과 건강관리를 돕고 있었다면 여기에 육아라는 새로운 부담이 추가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두 사람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을 느낄 수 있고, 예전에 비해 다른 사람에게 더 자주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 일이 즐겁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도움을 청해야 하는 대상이 장애인 부부의 임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부모님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도움 청하기를 주저하지 마세요. 주위의 지원 가능한 인력을 십분 활용해 부부 앞에 닥친 지나친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부부 관계를 지키지 위해 매우 중요하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가족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바뀌나요?
양가 부모님, 친척,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세요. 좋은 관계 속에서 양육에 대한 크고 작은 지혜를 배울 수 있고, 공감과 위로를 통해 육아의 불안과 어려움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주변의 도움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그들의 충고를 무조건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이야기를 귀담아듣되 부부가 서로 상의해 자신들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야 하겠지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부부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들이 충분히 통제할 수 없거나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겪게 마련입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것, 갑자기 병원에 데려가는 것,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것, 가사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 부모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 등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통해 부부는 다른 가족이나 그 밖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과 원만하게 협력하고 의사소통하며 관계를 진전시키는 능력을 길러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지역사회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바뀌나요?
아이가 생기면 장애인 부모가 동네의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던 관계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주로 다른 장애인들과 교류해 왔다면 아이가 생긴 후에는 아이 친구의 부모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는 새로운 도전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이 아이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워할 수도 있습니다. 대중매체 등에서 장애인이 아이 키우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접해볼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장애를 가진 부모가 아이를 들보는 모습을 떠올리기가 어려월을 테니까요. 이러한 반응은 때때로 격려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그렇다 할지라도 지역의 비장애인 부모들이 장애인이 아이를 키우는 일상적인 모습을 가까이에서 목격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장애인 부모의 육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토양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러한 토양을 바탕으로 장애인 부모가 아이 키우는 것을 일상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아기를 돌보는 것을 믿고 지켜보아주며, 학령기 장애 아동을 위한 학교 환경을 개선하는 것과 같은 변화가 싹틀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어려울까요?
장애인 부모도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동안 여느 부모와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양자택일의 유혹에 시달릴 것입니다. 많은 맞벌이 부부들 중 융통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직장을 다니는 경우 실제로 아이 엄마들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더욱이 장애인 부모의 경우에는 직장 선택의 폭이 훨씬 좁기 때문에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울 테지요.
그러나 자신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기 원한다면 상황에 떠밀려 포기하기 전에 다양한 절충안을 먼저 찾아보세요. 때로는 육아를 위해 다니던 좋은 직장을 포기하고 나면 경력 단절로 인해 나중에 다른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고, 원하는 일을 못하게 되는 경우 마음속으로 아이를 원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릴 때에는 업무가 덜 흥미롭거나 급여가 적더라도 출퇴근이 유연한 직장을 찾아볼 수도 있겠지요.
무엇보다도 일과 육아를 놓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모든 곳을 갖는다’ 등과 같은 허울 대신 다소 불완전하더라도 실리를 챙길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히 고민하고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